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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밖이 여행이었다 – 마당 있는 한옥 민박에서

 

한옥민박


작은 마당이 있는 집을 찾아서

여행의 목적지가 꼭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된다는 걸,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습니다.

지도엔 표시되지 않는 한옥 마을 끝자락.
작은 마당이 있는 고택 민박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겠다 싶어 짐을 쌌어요.

도착한 날은 바람이 유난히 느릿했고,
현관 앞에 걸린 풍경 소리가 그 바람을 따라 울렸습니다.


시간을 천천히 마시는 공간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딱딱한 침대 대신 구수한 온돌 냄새가 먼저 반겨줍니다.

그리고 낡은 나무창문 너머로 보이는 마당.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

아침에는 마당에 나와 따뜻한 차를 마셨고,
낮에는 어스름한 햇살 따라 대청마루에 누워 있었죠.

그 시간이 다 여행이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여행은 꼭 어딜 가야만 하는 걸까

우리는 보통
‘어디를 갈까’를 고민하지만
가끔은
‘어디에 머물까’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된다는 걸
이곳에서 알게 됐습니다.

이번 여행은
그저 조용히 머무는 법을 배운 시간.
한옥의 나무 냄새, 바닥의 온기, 바람의 소리,
그 모든 것이
다정하게 나를 쉬게 해줬어요.

다음 여행도,
꼭 어딘가를 보러 가지 않아도 괜찮겠지요.